Tarot - 로비에서 만나요
2023. 9. 20.

타로 리더 구리 님 (Twitter@CallofGuri)

스프레드 그랜드 빵또아 호텔

리딩 일자 2023.09.19

캐릭터 미노리카와 치에리 X 텐도 아마히코


<로비에서 만나요>

 

이 호텔이 서있는 곳은 휴양지나 도심처럼 사람들이 많이 올 법한 곳이 아니네요. 구도시나 '예전엔' 관광객이 많았다던 지역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아예 낙후된 곳은 아니어서 고향에 인사를 하거나, 사업을 위해 알아보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직원들은 친절하지만 의욕 넘치지는 않으며, 건물도 오래된 티가 납니다. 설령 시대가 달라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멀어봐야 미국 촌동네겠죠. 

 

밤에는 노란 조명의 빛이 멀리까지 새어나오는 건물. 가끔 깜빡거리는 네온사인 글씨는 이제는 촌스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 호텔 주인은 문을 닫고 건물이나 땅을 팔아넘길까 고민을 하는 모양입니다. 부족한 건 없지만 관리에 소홀해진지 오래. 못 들어갈 방이 점점 많아져 민박집이나 다름없는 운영이 되어갑니다. 그래도 아직은 지낼만 할걸요. 아직은. 

 

아마히코는 애초에 이 호텔에 큰 기대를 하고 오지 않았습니다. 마치 숨어 있는 사람처럼 보이네요. 타지로 도망쳐나온 사람일까요? 여기 오래 숙박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장기숙박을 해도 뭐 이런 곳에서... 싶지만요.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닌 그도 이 호텔의 관리되지 못한 모습에는 순간 컴플레인을 걸 뻔했다고 하더라... 딱히 건물을 많이 돌아다니진 않았습니다.

 

치에리는 이 근처에 일이 있어서 급하게 머무를 곳을 찾다가 괜찮은 호텔을 발견하고 예약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나야 했거나 개인적인 답사였을까 싶어요. 일단 평이 괜찮았는데, 와보니까 시설 절반 쯤은 '쓰시면 곤란하실 거다'는 말을 듣고 당황했어요. 마주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좋긴 합니다. 모든 층을 돌아다니고 지하에 마련된 시설도 알뜰하게 씁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마주친 곳은 옥외 수영장. 호텔 뒷편에 마련되어 있는 네모난 풀입니다. 치에리는 혼자 즐기고 싶어서 나왔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들어가 있네요. 그것도 힘차게 수영을 하고 있는 남자. 수영선수인가 싶을 정도로 열심입니다. 이 수영장 트랙 있었나...? 유심히 들여다봐도 그건 아니에요. 그런 풀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아 돌아갈까 고민하던 치에리. 수영을 하던 남자는 사람의 그림자가 풀에 드리운 걸 알았는지 속도를 줄이고 이내 멈춥니다. 아, 눈이 마주치네요.

 

머쓱해하는 남자. 치에리는 퉁명스럽게 선수라도 되냐고 묻습니다. 대부분의 대화는 그렇게 사소한 질문으로 시작되죠. 
남자는 그렇지 않다며, 사람이 오지 않을 줄 알고 과격하게 움직였다며 사과합니다. 실내는 답답하니 몸을 풀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그럼 피트니스 룸이 있는 좋은 호텔을 가시지 그랬어요? 치에리는 어쩌다 좋은 호텔이 있던 도시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여기는 스위트룸을 예약했는데 전혀 스윗하지 않다고 불평도 하고요. 서로를 올려다보고 내려다보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둘은 나중에야 통성명을 합니다. 
아마히코입니다. 치에리에요. 

 

문득 더 얘기를 하자고 말하지도 않고, 치에리는 그냥 풀에 들어가 시원한 물속에서 움직이며 말을 잇습니다. 며칠이면 떠날 이 호텔은 그렇다 치고, 제 일이 더 걱정이에요. 참방거리는 소리에도 그런 말은 아마히코에게 크게 들립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일이 많으시군요.
저처럼, 이라는 말을 덧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서툰 배영을 하며 치에리는 터놓을지 결정하지 못합니다. 글쎄요... 저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어요.
아마히코는 치에리가 고민이 있다면 들어주려고 했지만 그렇게 반응하자 더 묻지 않네요. 수영장의 조명은 정신 없었고, 이용 가능 시간도 거의 끝나갔습니다. 저는 5층에 묵습니다. 전화하셔도 좋아요. 아마히코의 마지막 말로 둘은 헤어져 돌아갔습니다.

 

아마히코는 치에리와 친구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적어도 더 대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 호텔은 고요하고 심심했고, 마침 불만스런 질문을 던져준 치에리는 속내를 내비칠락 말락 했으니까요. 수영복을 입고 처음 만난 것도 그에게는 낭만적이었을지 몰라요. 치에리는 아마히코에게 망한 애인이나 사연이라도 있느냐고 물을 뻔했지만... 물어보면 뭔가 꼬일 것 같다는 생각에 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그냥 왜 혼자 호텔에 오래 사는지 궁금했을 뿐. 잠깐의 대화로 좋은 사람 같다고 생각했지만 계속될 인연인지 바라보는 법을 모릅니다.

 

겨우 며칠이래도 호텔에 있는 동안에는 자주 마주치는 것 같습니다. 치에리가 그 호실에 전화를 정말 걸어보기도 했고요. 서로의 방에 가지는 않아요. 치에리는 마지막 날 밤, 일을 끝내고 돌아와 내일이면 돌아갈 거라고 아마히코에게 말합니다. 아마히코는 거의 동시에 내일 가시네요. 말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어디서 왔는지는 묻지 않고, 호텔에 널린 메모지에 번호를 적어줍니다. 
이 호텔 말고 다른 곳에 가면 연락해줘요. 여기는... 다시 찾아오고 싶지 않아요. 
귀여운 작업이라 생각하며 아마히코는 메모를 주머니에 접어넣습니다.
네, 그러죠.

얼마 없던 노란 조명이 하나 더 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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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이딴호텔다시는안올꺼임 근데아마히코씨는다시보고싶네염;;흠;;< 이느낌이 귀엽다

 

카사 호텔 안에서 자주 마주치는건 둘 중 하나가 마주치려고 노력한건가요. 아니면 그냥 우연인가요 타로신님

구리 너무 귀여움. 둘다 방에서 나와서 괜히 기웃거리다 들어가고 이런듯. 무료 커피 하루에 10잔 마신듯

 

카사 섹시아빠는 연락을 또 줄까여. 아니면 사연이 있어서 계속 호텔에 있을까요 타로신님

구리 음... 다음에도 뭔 처음 보는 동네에 있거나 도시여도 집 없이 일하면서 돌아다니거나 이럴 것 같음 근데 그때 행복해보일듯합니다 연락줘도 일단 도시 어딘가긴 할듯.

카사 섹시방랑아빠다!

 

구리 재회하는데 무슨 바에서 공연하는거 봤으면 좋겟다. 그게 아마히코씨의 진가라고

카사 미노리가 그런 바를 갈까?

구리 거기서 몇시에 만나자고 한거임. 그래서 앉아있었는데 섹시댄스를함. 그걸 보고 받아들여줄 수 있는지 보는거지. 하지만 치에리는 떠나가지않겟지..

카사 왜냐면 걔도 미친여자니까… "와 신기하네요 더해보세요 신청곡도 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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